We make Board Games!

이 곳은 자유게시판입니다.

Scribble Views 99922 Votes 0 2008.10.17 18:38:50
글쓰기 테스트중입니다.


나는 실패입니다. 내 얼굴은 모과처럼 참 못생겼지요. 눈물을 질질 잘 짜기도 하고, 땅을 치며 통곡을 잘하기도 합니다. 물론 술, 담배도 잘하지요. 단 하루라도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잠을 잘 수가 없을 정도이지요. 어떤 때는 마음이 너무 울적해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가 훌쩍 뛰어내려 버릴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또 어떤 때는 달려오는 지하철로 몸을 휙 날려버리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혀 부르르 떨기도 한답니다. 얼마 전엔 남산타워에 올라가 서울을 내려다보다가 그대로 창을 부수고 몸을 날려버리고도 싶었습니다.

나는 실패인 나 자신을 쳐다보기도 싫답니다. 하루하루가 견딜 수 없는 날들이지요. 도대체 나 자신이 나 자신을 사랑할 수가 없답니다. 세상에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없는 이가 또 누구를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우선 자기 자신이 자기 자신에게 쓸모가 있어야 남에게도 쓸모가 있지 않겠습니까.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나는 어느 날 나 자신을 죽이기로 굳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어떻게 죽일까 몇 날 며칠을 두고 곰곰 생각하다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게 싫어 그냥 나 혼자 조용히 썩어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나는 내 얼굴처럼 못생긴 모과가 되어 어느 집 응접실 한쪽 구석에 처박혀 조용히 썩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썩어간다는 것은 큰 고통이었습니다. 자기 몸의 일부가 하루하루 썩어문드러진다는 것은 어쩌면 죽음보다 더 큰 고통일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처음에 결심한 대로 나를 죽이는 일에 전력을 다했습니다. '한 알의 밀알이 썩지 않으면 그 열매를 거둘 수 없다'는 성경 말씀 따위는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내 영혼마저도 하루속히 썩어 사라질 날들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사람들은 참으로 이상하더군요. 썩어가는 나한테서 참 좋은 향기가 난다는 거에요.

"이 모과향 정말 좋다. 어디서 났니? 요즘은 구하기도 힘들잖아. 난 이런 은은한 향기가 종말 좋아."

참으로 뜻밖의 말이었어요. 썩어가는 나한테서 좋은 향기가 난다니!
나는 그때 문득 돌아가신 아버지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얘야, 실패를 너무 두려워하지 말아라. 실패에는 성공의 향기가 난단다."
List of Articles
No. Subject Author Date Viewssort
Notice Notice about the use of a free board. [Level:30]Piece Craft Nov 21, 2008 868122
349 Scribble 연말이 다가오는데 다들 어떻게 지내시나요? [Level:1]mkro Nov 17, 2021 8827
348 Scribble 안녕하세요 가입 해서 인사 드립니다 [1] [Level:0]진진자라 May 05, 2023 8862
347 Scribble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Level:0]지필묵 Jan 01, 2024 9037
346 Scribble 1시간당 10% 이자 주는 은행 [Level:1]감자님 Jan 18, 2024 9319
345 Scribble 롤렉스 서비스 센터에서 생긴 일 [Level:1]감자님 Jul 21, 2023 9558
344 Scribble 보드게임 좋아해서 가입했어용~ [Level:0]야웅이 Jan 05, 2024 9720
343 Scribble 보드게임이 좋아 검색하다 방문합니다^^ [1] [Level:0]장희진 Apr 14, 2023 9765
342 Scribble 보드게임 관심이생겨서 가입했습니다~ [Level:0]진창캉 Dec 22, 2023 9794
341 Scribble 할루요 [Level:0]문현철 Jan 17, 2023 10211
340 Scribble 이제 연말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Level:0]지필묵 Dec 15, 2023 10986
339 Scribble 안녕하세요 ~~ [1] [Level:0]류미라쨩 Sep 04, 2023 11171
338 Scribble 아쉽네 리액션하면 난데 ㅋㅋ [Level:0]공팀장 Jul 17, 2021 11443
337 Scribble 안녕하세요 ! [Level:0]미나짱 Aug 29, 2023 11673
336 Scribble 기부단체 아동 후원금 128억 먹튀 사건 [Level:1]감자님 Jan 18, 2024 12002
335 Scribble 안녕하세요~~ 보드게임 관심이 많아서 가입했어요 [Level:0]정미짱 Aug 29, 2023 12280
334 Scribble 가입인사 [Level:0]데커드 Jul 31, 2023 12325
333 Scribble 안녕하세요 ~ [Level:0]게임마스터 Jul 31, 2023 12359
332 Scribble 기도하는 손 [Level:0]이하나 Aug 01, 2023 12443
331 Scribble 동남아 조개에서만 나온다는 천연 로또 [Level:1]감자님 Jan 18, 2024 12513
330 Scribble 친정엄마 장례에 불참한 시부모님 [Level:1]감자님 Jan 18, 2024 1252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