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make Board Games!

이 곳은 자유게시판입니다.

Scribble Views 103423 Votes 0 2008.10.17 18:38:50
글쓰기 테스트중입니다.


나는 실패입니다. 내 얼굴은 모과처럼 참 못생겼지요. 눈물을 질질 잘 짜기도 하고, 땅을 치며 통곡을 잘하기도 합니다. 물론 술, 담배도 잘하지요. 단 하루라도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잠을 잘 수가 없을 정도이지요. 어떤 때는 마음이 너무 울적해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가 훌쩍 뛰어내려 버릴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또 어떤 때는 달려오는 지하철로 몸을 휙 날려버리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혀 부르르 떨기도 한답니다. 얼마 전엔 남산타워에 올라가 서울을 내려다보다가 그대로 창을 부수고 몸을 날려버리고도 싶었습니다.

나는 실패인 나 자신을 쳐다보기도 싫답니다. 하루하루가 견딜 수 없는 날들이지요. 도대체 나 자신이 나 자신을 사랑할 수가 없답니다. 세상에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없는 이가 또 누구를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우선 자기 자신이 자기 자신에게 쓸모가 있어야 남에게도 쓸모가 있지 않겠습니까.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나는 어느 날 나 자신을 죽이기로 굳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어떻게 죽일까 몇 날 며칠을 두고 곰곰 생각하다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게 싫어 그냥 나 혼자 조용히 썩어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나는 내 얼굴처럼 못생긴 모과가 되어 어느 집 응접실 한쪽 구석에 처박혀 조용히 썩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썩어간다는 것은 큰 고통이었습니다. 자기 몸의 일부가 하루하루 썩어문드러진다는 것은 어쩌면 죽음보다 더 큰 고통일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처음에 결심한 대로 나를 죽이는 일에 전력을 다했습니다. '한 알의 밀알이 썩지 않으면 그 열매를 거둘 수 없다'는 성경 말씀 따위는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내 영혼마저도 하루속히 썩어 사라질 날들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사람들은 참으로 이상하더군요. 썩어가는 나한테서 참 좋은 향기가 난다는 거에요.

"이 모과향 정말 좋다. 어디서 났니? 요즘은 구하기도 힘들잖아. 난 이런 은은한 향기가 종말 좋아."

참으로 뜻밖의 말이었어요. 썩어가는 나한테서 좋은 향기가 난다니!
나는 그때 문득 돌아가신 아버지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얘야, 실패를 너무 두려워하지 말아라. 실패에는 성공의 향기가 난단다."
List of Articles
No. Subject Author Datesort Views
Notice Notice about the use of a free board. [Level:30]Piece Craft Nov 21, 2008 919406
29 Scribble 1시간당 10% 이자 주는 은행 [Level:1]감자님 Jan 18, 2024 11212
28 Scribble NC 종토방에 나타난 전문가 [Level:1]감자님 Jan 18, 2024 15507
27 Scribble 기부단체 아동 후원금 128억 먹튀 사건 [Level:1]감자님 Jan 18, 2024 14107
26 Scribble 친정엄마 장례에 불참한 시부모님 [Level:1]감자님 Jan 18, 2024 14765
25 Scribble 동남아 조개에서만 나온다는 천연 로또 [Level:1]감자님 Jan 18, 2024 14826
24 Scribble 안녕하세요 [Level:0]seoul9916 Feb 05, 2024 7870
23 Scribble 가입했습니다~ [Level:0]청설모킹 Feb 06, 2024 9148
22 Scribble 안녕하세요~ 가입했습니다! [Level:0]라면삼양 Feb 19, 2024 7954
21 Scribble 봄이 오는 시기 [Level:1]모모 Feb 19, 2024 8773
20 Scribble 필라테스 요가 효과 차이 [Level:1]모모 Feb 22, 2024 8528
19 Scribble 전기세 절약하는 방법 [Level:1]모모 Feb 27, 2024 7681
18 Scribble 3월이 좋은 이유 [Level:1]모모 Mar 04, 2024 7617
17 Scribble 메가박스 할인쿠폰 받는방법 [Level:1]모모 Mar 06, 2024 7586
16 Scribble 은행가서 대기 안하는법 [Level:1]모모 Mar 11, 2024 7568
15 Scribble 4월 벚꽃 명소 [Level:1]모모 Apr 03, 2024 7098
14 Scribble 가입인사 [Level:0]유진 Apr 04, 2024 7004
13 Scribble 보드게임 [1] [Level:0]유진 Apr 04, 2024 7101
12 Scribble 봄에 어울리는 노래 [Level:1]모모 Apr 08, 2024 6947
11 Scribble 취미생활 추천 [Level:1]모모 Apr 12, 2024 6857
10 Scribble 서울 야경이 이쁜 곳 [Level:1]모모 Apr 17, 2024 6816
XE Login